[단독] ‘내분’ 국힘 보란 듯… ‘원팀’ 李·李, 광주 DJ센터 동행

입력 2022-01-04 04: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후보가 나란히 한국거래소를 찾은 것은 새해 첫 영업일 주식시장을 직접 챙기며 ‘동학개미’로 불리는 1000만 개인투자자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됐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하는 광주 일정 장소로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를 선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는 상징적 공간에서 이 전 대표와의 ‘원팀 행보’로 지지층 결집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선대위 내홍과 지지층 이탈로 혼란스러운 국민의힘 상황과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3일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5일 광주 서구 DJ센터에서 열리는 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행사에 참석한다. 비전위는 차기 민주정부의 국정 과제를 설계하기 위해 꾸린 조직으로,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국민의 여러 바람을 듣고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공식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것은 지난해 9월 당내 경선 이후 처음이다.

선대위는 경선 때 치열하게 맞붙었던 장소에서 두 사람이 화합하는 장면만으로도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금도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호남 지지자들이 꽤 된다”며 “이 후보가 호남 출신의 이 전 대표와 화합적 결합을 이루는 모습을 통해 아직 마음을 열지 못한 이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공동 행보는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대비되는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화합하는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자본시장 개혁 공약들을 열거하며 “주가지수 5000 시대로 향해 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과거 주식투자 실패담을 전하며 “지금 잠깐 유행한다고 부실 작전주를 사면 나중에 엄청 후회할 수 있다”면서 “저도 우량 가치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를 부실 작전주로 비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개장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역 행정으로 모든 국민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국가 재정을 통해 모두의 손실과 어려움에 대해 지원·보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접었던 전국민재난지원금 카드를 이 후보가 다시 꺼내들면서 대선 전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4일에는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대규모 국가 미래산업 투자계획도 함께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환 정현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