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코로나 속 신자유주의적 접근, 불평등만 낳아”

입력 2022-01-04 04:07
뉴시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사진) 하버드대 교수가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출현 원인 중 하나로 선진국의 백신 공급 주도를 꼽았다.

샌델 교수는 3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신자유주의적 접근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며 “경제 규제 완화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접근은 감염 통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낳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0~90년대 신자유주의적 접근 아래 우린 더 큰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모두가 혜택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론 격차가 더 확대됐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너무 크면 백신이 가난한 국가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고, 전염병을 종식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 사회는 공익 의식을 상실했다. 시장 신념과 물질 숭배가 우릴 지배하면서 공동선을 잃고 불평등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미국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은 ‘우리는 함께 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그러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런 구호는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는 다만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서 평소에 간과하는 것들이 노동자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집 앞까지 식료품을 배달해 준 배달원 덕분에 붐비는 슈퍼마켓에 갈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수 있었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들 노동의 중요성과 보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