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이 2022년 임인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전국의 호랑이 관련 지명 조사한 결과 총 389개의 지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랑이 지명을 쓰는 지역은 전남지역이 74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 71개, 전북 52개, 경남 51개 순이었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시군별로는 영암군이 산 모양이 호랑이처럼 생겼다는 뜻인 ‘호등산(虎嶝山)’을 비롯해 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수 7개, 순천·나주·고흥·보성·신안 각 6개 등이다. 종류별로는 마을이 50개(68%)로 가장 많았고, 섬 16개(22%), 고개 2개(4%) 등의 순이었다.
전남에선 ‘호암(虎岩)’ ‘호동(虎洞)’ ‘호덕(虎德)’ ‘호산(虎山)’ 등 호랑이의 형상을 인용한 지명이 많았다. 호랑이가 마을을 지키고 잡귀를 물리치는 수문장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모양 관련 지명 중에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모습을 비유한 복(伏)자를 사용한 ‘복호’ ‘호복’ ‘복림’ 등 지명도 있다. 고흥 과역면의 ‘복호산(伏虎山)’은 달이 지고 날이 새므로, 호랑이가 가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는 유래가 있다.
전국적으로는 마을 명칭이 284개(72.9%), 산 이름 47개(12.1%), 고개 이름 28개 (7.2%), 바위 및 도서명 각 10개(2.6%) 등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진보 독립 용맹을 상징하고, 잡귀를 물리친다는 신성한 영물로 여겨졌다.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힘이 넘치고 용맹스럽다고 알려진 ‘호랑이의 해’를 맞아 조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좋은 일만 생기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