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 100일설과 30일설이 있다. 대선 100일 전과 30일 전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가 이긴다는 속설이다. 역대 대선 결과가 대부분 그랬다. 1992년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2012년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2017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0일 전과 30일 전 여론조사에서 앞섰고, 대선에서도 이겼다. 예외가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다. 노 후보는 100일 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에 뒤진 3위였고, 26일 전 여론조사에서도 1위 이회창 후보에 7%포인트 뒤진 2위였다(한국갤럽 기준). 노 후보는 정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번 대선은 어떨까. 100일설로는 가늠하기 힘들다. 대선 D-100일(지난해 11월 29일) 전후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나란히 36%였다. 채널A 조사는 이 후보 35.5%, 윤 후보 34.6%(리서치앤리서치), KBS 조사는 이 후보 35.5%, 윤 후보 35.5%(한국리서치)였다.
요즘 민주당 인사들이 골든크로스를 자주 언급한다. 새해를 전후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골든크로스는 주식시장에서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뚫고 올라가는 현상이다. 정치권에서는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지지율 역전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중순만 해도 윤 후보가 앞섰는데, 100일을 남겨놓고는 박빙이었고, 65일을 앞둔 3일 현재 이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형세다. 이제 30일 전(2월 7일)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해졌다. 설 연휴 직후 실시될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다. 골든크로스에 성공한 이 후보는 상승세 확대를, 뒤처진 윤 후보는 반전을 모색할 것이다. 이번 대선 가장 중요한 한 달이 시작됐다.
남도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