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4월부터 독일 출신 여성 미디어아트 작가 히토 슈타이얼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는 런던에서 발행되는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2017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선정할 때 1위에 올랐다.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등의 문제를 영상과 저술, 비평 등으로 다뤄왔다. 덕수궁관에선 7월부터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열고 서울시립미술관은 3월 사실주의적인 작품 세계를 추구한 권진규 탄생 100주년 특별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백남준의 초대형 설치작품 '다다익선'은 복원 작업을 마치고 내년에 재가동된다. 이를 계기로 과천관에서는 11월부터 백남준과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관계를 조망하는 ‘백남준 효과’전이 열린다.
지난해 10월 재개관하며 다시 기지개를 켠 리움미술관은 본격적으로 리움의 존재감을 보여줄 첫 주자로 미국 작가 이안 쳉을 골랐다. 3월에 열리는 아시아 첫 개인전에는 인공지능(AI)과 게임엔진, 인터랙티브 기술 등을 활용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한 작품을 선보이며 인간만이 생태계의 주인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질 전망이다. 4월부터는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에 초청받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작가 강서경의 개인전이 열린다. 2016년 중단됐던 신진 작가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전시도 재개된다. 2001년부터 선보인 격년제 기획전인데, 2014년 대상을 받은 이완 작가는 이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직행해 리움의 안목을 입증했다.
갤러리들도 중요 작가의 전시를 마련했다. 국제갤러리는 2월 단색화 1세대 작가 하종현 개인전을 서울점에서 열고, 4월에는 스위스 출신의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을 서울점과 부산점에서 동시에 개최한다. 추상미술 대가 유영국 20주기 기념전은 6월 서울점에서 개막한다. 9월에는 서울점에서 모빌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와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이우환의 작업을 동시에 선보이는 특별전이 마련된다.
갤러리현대는 1960∼70년대 실험미술 대가 이승택, 베니스비엔날레에 초청받았던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 한글 벽화로 유명한 강익중 개인전을 한다. 학고재갤러리는 2월에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북유럽관 대표 작가였던 스웨덴 출신 회화 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 개인전을 마련했다.
한국 미술시장은 올해 웅비의 전기를 마련한다. 런던과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가 상륙하기 때문이다. 프리즈는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손잡고 공동 아트페어를 연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도 4월에 열린다. 통상대로 2년 만에 열리지 못하고 3년 만에 개최된다. 한국의 경우 재심사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이영철 예술감독과 김윤철 작가가 뽑혔지만 준비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