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지난해 성장률을 떠받쳤던 것과 달리 올해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진 않다. 지난해 높은 수출 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공급망 불안, 중국의 경기둔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출 성장세가 크게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역대급 수출액·무역액 증가로 우리나라 세계 무역 순위는 9년 만에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러나 수출 둔화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월(41.2%), 5월(45.6%) 등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됐다.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18.3%)도 연간 증가율(25.8%)을 밑돌았다.
같은달 무역수지 역시 5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 시작된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금액은 130억6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6억 달러 증가했다.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며 “일본은 이미 11월 100억 달러 가까이 적자가 났던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미·중 무역갈등 심화,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요인으로 올해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양호한 흐름 자체는 이어지겠지만, 올해는 수출이 지난해만큼 성장에 크게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도 내부적으로 올해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악재 겹친 수출… “올해 두자릿수 증가율 쉽지 않아”
입력 2022-01-03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