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연말을 보낸 남자프로농구 KBL 서울 삼성이 새해 반전을 노린다. 상대는 올 시즌 공수 모두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는 지난 시즌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다. 구단의 역대 부진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하락세를 보이는 터라 하루빨리 바닥을 쳐야 하지만 어려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3일 홈구장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KGC를 맞아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리그 꼴찌 삼성은 1일 선두 수원 KT에 당한 패배를 포함해 10연패를 당하며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반면 KGC는 지난 시즌 우승을 가져다준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가 떠난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할에 가까운 승률로 리그 3위에 있다.
삼성은 연말까지 치른 3라운드에서 다른 KBL 9개 구단에 전패를 당했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달 5일 거둔 창원 LG전이다. 1일 패배는 원정 경기 15연패로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농구 명가라고 부르기 낯뜨거운 수준의 성적이다. 성적뿐 아니라 구단과 이상민 감독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라도 1승이 절실하다.
삼성은 지난 경기 선두 KT를 상대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3쿼터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마지막 4쿼터 들어 선수단 전체적으로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득점포가 침묵했다. 4쿼터에 저지른 턴오버만 7개일 정도로 집중력 저하 역시 두드러졌다. KT가 빈틈을 놓치지 않고 맹렬하게 공격해오자 순식간에 주도권을 내줬고 결국 17점 차로 대패했다.
표면상 삼성의 가장 큰 문제는 득점력이다. 전문 스코어러가 아닌 김시래가 경기당 평균 9.7점으로 팀 내 1위다. 2위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데려온 신입 이원석이다. 전문 슈터 임동석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고 외곽에서 힘을 보태던 장민국은 KT전 1쿼터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려 실려 나갔다.
시즌 초반 선전하던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상태라 돌파구가 보이질 않는다. NBA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토마스 로빈슨은 외국인 선수에게 거는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수준 이하의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39.6%에 불과하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난다. 앞서 2014-2015시즌과 2018-2019시즌 두 차례나 삼성 구단 역대 최저승률을 기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