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압도 당한 전세계… 확진자 작년 겨울 넘어섰다

입력 2022-01-03 04:03
여행객들이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러브필드 공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칸막이로 나뉘어져 수속을 밟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는 일주일 새 20%나 급증했다. AP연합뉴스

새해 벽두부터 전세계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압도 당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에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일주일 새 20% 급증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8만6920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 기관들의 예측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중순 ‘연말까지 최대 하루 25~30만명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NYT는 지난주에만 신규 확진 최대치가 4차례나 새로 작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최악의 계절로 평가 받던 지난 겨울 수준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실제 워싱턴DC와 뉴욕주, 뉴저지, 푸에르토리코 지역은 지난 겨울 확산세의 3배를 넘어섰다. 플로리다,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델라웨어, 메릴랜드, 일리노이 등의 최근 확산세도 지난 겨울의 2배를 훨씬 웃돌고 있다.

매체는 미국인들이 연말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1월 첫째 주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급증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의학 전문가인 메건 랜니 브라운대 교수는 CNN에 출연해 “정부 차원의 셧다운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아파서 경제가 멈춰 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 1억명을 돌파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대서양 연안 국가부터 러시아·아제르바이잔 등 유럽 52개 국가·자치령에서 지난 2년여 동안 1억7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에만 490만명 넘게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52개 국가 중 17개국이 주간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는 21만9126명으로 나흘 연속 하루 2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1019만명으로 미국·인도·브라질·영국·러시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1000만명을 넘은 국가가 됐다.

한켠에선 현재 상황을 ‘해 뜨기 직전의 어두움’으로 낙관하기도 한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ZDF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이 어려운 과제이기는 하나 델타 변이보다 조금 덜 위험해 보인다”며 “2022년에는 터널 끝에 빛이 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위중증화율이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와 일본 도쿄대 등에서 쥐와 햄스터로 진행한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이 코나 목 등 상기도에서는 빠르게 증식하는 반면 폐는 덜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를 독감이나 풍토병 수준으로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새해에는 코로나19와 함께 살면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