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에서 ‘공격 투자’가 이어진다. 투자를 통해 대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비는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33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에 30조원, 디스플레이에 2조1000억원 등이다. 매 분기마다 10조원 이상을 투자한 셈이다. 4분기까지 합하면 2020년 총 시설투자금(38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투자액을 확대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이후 ‘냉엄한 현실’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한 만큼 초격차를 위한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반도체 2030의 전초기지인 평택 캠퍼스 확장이 예상된다. 현재 3공장(P3)은 골조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P3는 메모리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를 모두 할 수 있는 복합공장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4공장(P4) 건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을 시작해 TSMC를 추격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는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도 올해 상반기 착공한다. 필요하면, 투자 규모를 예정보다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에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마련한 뒤 대대적 투자에 나선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LG에너지솔루션이 IPO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을 위해 약 9조원을 투자한다. 북미 지역에 5조6000억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과 유럽 신규 거점 확보에 1조4000억원, 중국 난징 공장 증설에 1조2000억원, 한국 생산기지인 오창공장에 645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