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움직이는 한 해

입력 2022-01-03 04:05 수정 2022-01-03 13:16

해가 바뀌면서 지인들에게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축복하는 메시지를 전하느라 휴대폰이 종일 바빴다. 보기 좋게 만들어진 이미지들과 동영상, 장난스러운 이모티콘을 주고받던 중 한 잔잔한 영상에 눈이 갔다. ‘Movement’라는 단어 하나로 새해에는 더 많이 움직이는 모습으로 새로운 한 해를 보내는 너를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더 많이 움직이자는 말에는 운동 같은 신체 활동을 넘어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자극과 반응에 더 많이 귀 기울이자는 조언이 담겨 있다.

영상 속 부드러운 몸의 움직임을 보며 춤을 춰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몸치에다 그렇게 부끄러운 일은 또 없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있을 때도 춤이란 것에 몸을 맡겨본 기억이 없다. 더 많이 움직이면 몸에 생기가 돌 뿐 아니라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이 줄어든다. 매사에 생각이 많고 일을 시작하는 데 ‘시동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제언이다. 일찍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 여러 상념으로 한참을 보내다 일어나면, 하루를 늦게 시작했을 뿐 괜한 생각으로 괜한 염려를 했다는 개운치 못한 기분이 남곤 한다. 많이 고민한다고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선택이 잘못됐을 때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줄였을 뿐이었던 경험도 많다.

한곳에 머무는 대신 움직이면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무심코 들어섰던 길에서 새로운 발상을 떠올렸다는 얘기는 많은 창작자들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증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익숙한 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낯선 곳으로 움직이곤 한다. 잠자고 있는 세포들을 깨우기 위해 많이 움직여 보자.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물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행동으로 그동안 알지 못하던 내 안의 감각들을 자극하고 그걸 그러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그것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윤소정 패션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