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5%, 10년 만에 최고… “새해엔 더 오른다”

입력 2022-01-01 04:05

2021년 물가가 1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서민 지갑을 옥죄고 있다. 먹거리부터 기름값, 집세까지 안 오른 품목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가는 올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다. 정부는 물가 책임 부처를 지정해 가면서 대응하기로 했지만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률로만 보면 2020년(0.5%)의 5배 수준으로, 2011년(4.0%)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최근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2021년 연간 물가가 2.4%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보다 0.1% 포인트가 높게 나온 것이다.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다. 국제유가가 급등에 따라 치솟은 휘발유·경윳값 탓에 교통 물가가 전년 대비 6.3% 뛰어올랐다. 그나마도 공공교통요금이 덜 오른 덕분에 상승률이 적었다.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의 경우 적게는 14.8%에서 많게는 18.0%까지 급등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역시 오름폭이 크다. 전년 대비 5.9%나 상승했다. 외식과 여행 비용도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음식·숙박 물가는 전년 대비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세도 만만찮다. 전세는 1.4%, 월세는 0.7%가 각각 올랐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비는 전년 대비 5.3% 상승했다.


물가 오름세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물가 추이를 살펴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가팔라진다. 1~2월만 해도 상승폭이 0%대였지만 10~12월에는 3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갔다. 계절이나 외부 요인이 있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점도 상승 압박을 더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물가 책임제’를 가동해 물가 상승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 당 73달러로 지난해보다 높을 전망인 데다 정부가 직권으로 동결한 전기·가스요금도 대선 직후인 2분기부터 인상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