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검은 호랑이의 해

입력 2022-01-01 04:10

용맹의 표상, 호랑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다. 환경부가 2017년 실시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우리 생물 베스트10’에서 1위로 꼽힌 게 호랑이다. 88 서울올림픽에 이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된 이유다. 전래동화와 조선시대 민화의 단골 소재였던 호랑이는 한반도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다산(茶山)이 목민심서에서 호환 제거를 목민관의 주요 임무라고 했을 정도로 호랑이는 조선시대까지 한반도를 호령했다.

2022년은 임인(壬寅)년으로 검은 호랑이의 해다. 자연에서 가끔 목격되는 백호와 달리 흑호 발견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한다. 실존하는 호랑이 가운데 흑호라 불리는 호랑이는 엄밀한 의미의 검은 호랑이가 아니라 무늬나 점이 크고 짙어지는 아분디즘(abundism)이 발현된 것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특이하게 벵골호랑이에게서만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올해 공휴일은 67일로, 일요일을 포함해 총 118일을 쉴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이틀 늘었다. 대통령선거일(3월9일)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6월1일)이 포함돼서다. 두 날을 여느 공휴일처럼 기념과 재충전의 날로 여기는 이는 없을 테지만 그래도 달력에 빨간 날이 많은 건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한다.

새해 첫날을 맞아 각계의 신년사가 쏟아졌다. 지난해 우리 모두를 옥죄고 힘들게 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찬 새해를 건설하자는 메시지가 봇물을 이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민생정치의 새장을 열겠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다”고 했다. 경제계 또한 “기업경영의 전 과정을 사회 눈높이에 맞추겠다” “수출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냈다. 이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해 소망과 다짐이 이뤄졌으면 하는 게 모든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온 인류의 소망인 마스크 없는 세상이 새해엔 꼭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