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 위험 줄면 방역패스 단계 축소”… 청소년 적용은 연기 유력

입력 2021-12-31 04:03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실은 수송 차량이 30일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는 올해 마지막 백신 공급 물량으로, 149만9000회분이 출고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백신 미접종군의 코로나19 유행 추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재택치료와 의료대응 시스템을 정비하는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에 맞춘 방역 체계도 준비한다.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관련 조정안은 31일 발표될 전망이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30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공중보건 위기 상시화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역량을 집중할 대상으로 재택치료를 포함한 의료 대응체계 전반의 보완 작업을 첫손에 꼽았다. 1월 안에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6900개가량 늘리고 재택치료 도중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 진료기관을 전국 70곳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병상 현황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실시간 통합 정보 시스템도 개발한다. 또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 등에 종사하는 보건의료인 2만명에겐 감염관리수당을 지급한다.

백신 접종률도 최대한 끌어올려 가급적 내년 3월 전에 3차 접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이자 6000만회분, 모더나 2000만회분, SK바이오사이언스 1000만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계약 물량 중 올해 안에 도입되지 않은 7794만회분도 내년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 물량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노바백스(4000만회분) 제품은 1월 중 허가를 거쳐 1·2차 접종에 우선 쓰일 것으로 보인다.

방역 체계는 추후 유행 동향에 맞춰 손질한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오미크론 유행으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18만명, 20만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오미크론의 감염력과 중증화율 등을 고려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방역패스 조치는 비교적 감염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다중이용시설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백신 미접종자들의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화·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12~18일 신규 확진자 중 2차 접종 미완료군의 비율은 26.9%로 전주 대비 0.6% 포인트 감소했다.

12~17세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적용은 당초 예정됐던 내년 2월 1일에서 한 달 미뤄질 것이 유력하다. 확정안은 내주 이후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함께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발표될 전망이다. 새로 만 12세가 돼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되는 2010년생 청소년들은 내년 한 해 동안 방역패스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날 기준으로 60세 이상 연령층의 3차 접종률은 74.7%가 됐다. 이달 1일 기준 14.7%였던 것이 3차 접종 간격 단축 등의 영향으로 한 달 새 60% 포인트 오르며 4명 중 3명이 연내 접종을 마쳤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67.4%, 수도권 68.8%로 급격히 떨어졌다. 경기도에서만 하루 새 105개가 늘어나는 등 병상이 잇따라 확충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다만 위중증 환자는 이날도 1145명으로 집계돼 좀처럼 줄지 않았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현 수준의 방역 효과를 유지한다면 위중증 환자 규모가 1주 뒤 1212명 선에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5037명 보고됐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전날보다 67명 늘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