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 2년째가 되는 31일을 앞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델타·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쓰나미’로 규정했다. 지난주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각국은 연일 신규 감염 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최근 압도적인 확산세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에 확산하며 ‘쓰나미’처럼 확진자 수가 기록적으로 늘고, 입원율과 치명률도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지친 의료진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의료 시스템을 붕괴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다시 한번 촉구면서 동시에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각국은 매일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27일 기준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44만1278명으로 팬데믹 이후 하루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집계된 종전 세계 최다 기록(41만2262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18만303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12만9471명)보다 무려 41% 증가한 수치다. 일일 사망자도 57명으로 전날(18명) 대비 3배 증가했다. 이탈리아도 이날 9만830명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면서 전날 수치(7만8313명)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 수는 20만8099명으로 역시 전날 사상 최다 기록(17만9807명)을 하루 만에 큰 폭으로 경신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이날 유럽의 신규 확진자 기록이 깨질 것이라면서 “오미크론 변이를 더는 ‘파도’라고 부르지 않고 ‘해일’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가 있었던 지난주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이 지난 23~28일 자체 집계한 세계 신규 확진자 수는 약 655만명으로 WHO가 지난해 3월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가장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망자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6450명으로 감소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도 7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커진 이달 중순 이후 감소하는 추세로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수치가 보여주듯 이제 오미크론 변이가 매우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라는 것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모든 징후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심각도가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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