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이고, 은행은 금리장사… 대출 곳곳서 ‘비명’

입력 2021-12-31 00:02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 중반으로 7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금리는 9년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5%를 넘어섰다. 부동산시장 안정 명목으로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는 분위기에서 금융기관들도 덩달아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1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5% 포인트 오른 연 3.61%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보다 0.25% 포인트 오른 3.51%로 2014년 7월의 3.54%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4.62%에서 5.16%로 한 달 만에 0.54% 포인트나 뛰었다. 2014년 9월(5.29%) 이후 최고 기록이고, 오름폭(0.54% 포인트)은 0.66% 포인트 뛰었던 2012년 9월 이래 9년2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은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에다 고신용자 대출의 경우에는 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다 보니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비중이 늘어난 데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보다 3% 포인트 늘어난 82.3%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금리 역시 3.12%로 전월보다 0.18% 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2월(3.19%) 이후 처음으로 3%대로 올라섰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10월(3.07%)보다 0.16% 포인트 높은 3.23%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도 연 1.29%에서 1.57%로 0.28% 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12월(1.60%)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66% 포인트로 10월(1.78%)보다 0.12% 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잔액 기준 예대마진(2.19% 포인트)은 0.03% 포인트 확대되면서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2년3개월 만의 최대치로 벌어졌다.

은행 외 금융기관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36%로 한 달 새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상호금융(1.41%) 새마을금고(2.10%) 신용협동조합(2.03%)에서는 0.07% 포인트, 0.15% 포인트, 0.09% 포인트씩 예금금리가 높아졌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