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취소·축소·금지… 오미크론 공포에 숨죽인 지구촌 연말

입력 2021-12-31 04:06
프랑스 파리에서 2020년 1월 1일 새해를 기념한 불꽃놀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 같은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AP연합뉴스

전 세계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으로 숨죽이고 있다. 예년이면 분주했던 세모와 새해 전야를 맞아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대대적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하려 했던 뉴욕시는 규모를 축소했다. 뉴욕시는 새해맞이 행사에 백신 접종을 한 1만5000명에 한해 마스크를 쓰고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앞서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였던 지난달 중순 회견에선 “새해맞이 행사가 대단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모두 오라”고 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오미크론의 맹위로 행사를 축소했다.

축하 인파가 몰려들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될까봐 아예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는 지역도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는 31일 밤 대규모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도 대형 복숭아 모형을 떨어뜨리며 신년을 맞는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는 불꽃놀이는 하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새해전야 파티에서 여러분은 참석자들이 백신을 맞았는지 알지 못한다”며 “강력히 권고하는데 올해는 가지 말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시는 트래펄가 광장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선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의 종탑인 빅벤이 울리고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군중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을 부르며 새해를 맞는다. 영국은 대신 BBC방송을 통해 새해를 축하하는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많은 런던 시민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올바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등 각종 행사를 취소했고, 독일은 나이트클럽 폐쇄와 사적 파티 제한을 이어갈 계획이다. 로마를 비롯해 이탈리아 도시들은 불꽃놀이 등 각종 신년 전야 축제를 취소하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새해 카운트다운 등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이번 결정으로 해당 이벤트 관련 업체들의 금전적 손실은 최대 6억밧(212억원)이 될 전망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행사 취소가 삶이 취소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