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배 늘어났다. 중국 업체들이 라이벌을 자처하며 비슷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삼성전자 폴더블폰만 독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 Z 시리즈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판매량은 약 800만대로 추산된다. 올해 돌풍을 일으킨 Z폴드3·Z플립3를 포함해 Z폴드2, Z플립 등 이전 출시 제품을 포함한 수치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은 것이다. 올해 8월 출시된 Z폴드3·Z플립3는 출시 한 달 만에 지난해 폴더블폰 판매 대수를 뛰어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타사 제품을 쓰다가 삼성전자 폴더블폰으로 옮긴 사용자가 많았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고무적이다. 타사 스마트폰에서 Z플립3로 전환한 사용자는 노트20 시리즈 대비 1.5배, S21 시리즈 대비 1.4배 많았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올해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폴더블폰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 성과를 거둔 건 고무적이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폴더블폰을 출시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판매되는 건 극히 적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기술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양산 경쟁력에도 중국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중국 오포가 지난 15일 공개한 폴더블폰 ‘파인드 N’은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화웨이와 샤오미의 폴더블폰도 중국에서 소량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기술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제품을 출시하지만 미디어에만 샘플을 일부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첫 폴더블폰 메이트 X에 화면을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적용했다가 후속작 메이트 X2부터는 삼성전자를 따라 ‘인폴딩’으로 바꿨다. 이후 출시된 폴더블폰은 모두 인폴딩 방식이다. 또 삼성전자가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쉘’ 방식의 Z플립을 내놓자 이를 따라하고 있다. 화웨이는 P50 포켓을 최근 공개했고, TCL은 Z플립3와 비슷한 제품을 공개했으나, 올해 9월 출시를 전격 취소했다. Z플립3와 경쟁하기엔 완성도가 떨어지고 가격도 높았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