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안 셧다운에… 삼성 등 韓 기업 60여곳 ‘조마조마’

입력 2021-12-30 04:02
사진=연합뉴스

중국 산시성(山西省) 시안(西安)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령이 내려져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축소했다. 시안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 60여곳은 봉쇄조치 장기화를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안 방역당국은 지난 23일 0시부터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주민 1300만명을 격리시켰다. 지난해 1월 우한과 후베이성을 폐쇄한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다. 시안에선 9일부터 지난 26일까지 635명이 확진되는 등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생산라인의 탄력적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회사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생산라인 연계를 포함한 다각적 대책을 마련해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안에 위치한 낸드플래시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다. 1공장은 2014년 가동을 시작했고, 2공장은 지난해부터 제품을 출하했다.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전체의 42.5%, 세계 전체 생산량의 15.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공장 가동 필수인력에게 기숙사, 호텔 등 별도 숙소를 제공하면서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도록 비상계획을 마련해 시행해왔다.

시안에 배터리 전용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SDI는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당국 방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나,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산시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기업들은 시안 봉쇄조치가 길어지면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봉쇄 기간에 도시 안팎으로 사람·물품 이동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할 수 있다. 삼성전자 고객들은 제품 인도 지연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지리(Geely) 등 시안에 공장을 운영 중인 기업의 차량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안에 진출해 있는 한국 법인은 모두 142곳이다. 이 가운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60여곳에 달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