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역사 쓰는 오타니… AP통신 ‘올해의 남자선수’ 아시아인 첫 선정

입력 2021-12-30 04:06
AP연합뉴스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가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선수’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인 남자 선수가 선정된 건 1931년 이 상을 제정한 이후 처음이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올해의 남자선수상 수상자로 오타니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AP는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활약하며 현재 야구를 재정립했다. 그는 베이브 루스 이후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투타 겸업을 해내면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AP통신은 1931년부터 매년 올해의 남녀 스포츠 선수를 한 명씩 선정해왔는데, 아시아인 남자선수가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선수까지 포함하면 1970년 치정(대만), 1998년 박세리, 2020년 오사카 나오미(일본)에 이어 4번째다. 미국 외 국적자로는 7번째다. 2000년 이후 MLB 선수가 선정된 것으로 따져도 배리 본즈(2001년), 매디슨 범가너(2014년), 호세 알투베(2017년)에 이어 오타니가 4번째다.

오타니는 MLB에서 ‘투타 겸업’에 성공했다. 타자로 155경기에 나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도루 26개를 기록했다. 홈런과 도루는 아메리칸리그(AL)에서 각각 3위,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투수로는 23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56개를 올렸다. 오타니는 1918년 베이브 루스가 기록한 두 자릿수 승리-홈런의 대기록을 깨지는 못했지만, MLB사상 최초로 이닝, 탈삼진, 안타, 타점, 득점 5개 부문에서 100을 넘기는 진기록을 세웠다.

오타니는 AP통신의 평가대로 ‘MLB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AL MVP 투표에서 1위표 30장을 모두 쓸어 담으며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올 MLB 팀 투수와 타자 부문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쾌거도 이뤄다. 플레이어스 초이스, 실버슬러거 각종 상도 오타니의 몫이었다.

조 매든 LA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는 우리가 평생 보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는 높은 수준의 타격과 투구를 보여준다”며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은 “그는 투수로 8이닝을 던지면서 홈런을 치고 도루에 성공하더니 우익수로 뛰기도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조차 믿기지 않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