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오미크론에 확진자 당분간 급증하겠지만 호전될 것”

입력 2021-12-29 04:04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7일(현지시간) 마스크를 낀 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회의에 참석한 뒤 브리핑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앞으로 더 증가하겠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 방역 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피할 수 없지만 향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보건 당국은 감염자 자가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지침을 내놨다.

파우치 소장은 27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우리는 분명히 당분간 확진자의 급증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전적으로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앞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했다가 최근 진정 국면을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6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주 전보다 83% 증가한 21만4499명이다. 이는 지난여름 델타 변이로 촉발된 3차 확산 당시 최대치(16만4374명)를 훌쩍 넘어선 수치로 지난 1월 기록한 역대 최대인 25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 감염자는 질환의 중증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하루 20만명 이상에 달하는 확진자 규모를 볼 때 “중증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히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입원환자의 급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백신과 부스터샷(추가 접종) 등 대응 수단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연방정부가 여객기 국내선 승객을 상대로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보건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 사태 속에 무증상자의 격리 기간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종전 10일에서 5일로 낮춘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CDC는 “코로나19의 전염이 통상 초기 단계인 증상 발현 이전 1∼2일과 증상 이후 2∼3일에 발생한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격리 기간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걸렸어도 5일간 격리한 후 6일째 되는 날 증상이 없다면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 5일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확진자와 접촉했지만 이후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격리 기간이 5일로 단축됐다.

한편 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항우울제 등 일부 약품을 함께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미 NBC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를 항우울제나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스타틴 계열 약물, 혈액 희석제와 함께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팍스로비드 1회 복용분은 항바이러스제인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리토나비르 1정 등 3정으로 구성된다. 이때 리토나비르는 CYP3A로 불리는 핵심 간효소의 항바이러스제 분해 기능을 억제해 니르마트렐비르가 오래 가도록 돕는다. 하지만 만약 리토나비르가 CYP3A 활성제와 만나면 유독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 식품의약국(FDA)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물과 리토나비르와 유해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약물 목록을 발표했다. 다만 이런 약물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때만 평소보다 복용량을 낮추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하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