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28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고문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아내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영문 성명서(사진)를 공개했다. 인 의원은 1985년 9월 2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에서 김 전 의장이 고문 당했다고 세상에 알렸다.
이날 공개된 성명서는 인 의원이 고문 사실을 밝힌 다음 날 영문으로 작성돼 미국에 유포됐다. 앞서 김 전 의장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활동으로 같은 해 8월 24일 체포돼 10일의 구류 처분을 받았다가 마지막 날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로 끌려가 17일간 고문당했다.
인 의원은 ‘제 남편이 경찰의 고문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많이 다쳤는지 묻자 남편이 ‘심합니다, 너무 심하게 맞았어요’라고 말했다.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약 10번의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겪는 고통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일 뿐아니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모든 한국 국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자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관 측은 “미국 사회에 한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을 알리게 된 사료”라며 “이는 미국 사회에서 전두환 정권의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