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동네 사장님들, 1년 영업익 고작 1900만원

입력 2021-12-29 00:03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남대문시장 내 케네디상가의 한 상인은 28일 "사람 만나는 게 복권 당첨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상공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부채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내년에도 소상공인 지원 예산 4조6000억원을 편성했지만 빚더미를 떠안은 소상공인 피해 구제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보면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1% 감소하고 부채 보유비율이 60%로 치솟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1년 영업이익은 1900만원으로, 소상공인들은 한 달에 160만원도 못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술·스포츠·여가업은 1년 영업이익이 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5.2% 급감했다. 교육서비스업의 영업이익은 800만원, 숙박·음식점업은 12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1100만원) 감소했다. 제조업의 매출 감소율이 12.2%로 가장 컸고 예술·스포츠·여가업도 11.9% 줄었다.

소상공인의 총부채액은 29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조7000억원(19.3%) 늘었다. 사업체당 부채액은 1억69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소상공인 사업체 수가 늘면서 평균 부채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4.7% 증가한 290만2000개였다.

종사자 수는 87만1000명 줄어든 557만3000명으로, 소상공인들이 경영 어려움으로 종사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예술·스포츠·여가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의 종사자 수 감소 폭이 컸다. 도소매업 종사자는 31만3000명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은 25만2000명, 예술·스포츠·여가업 종사자는 3만9000명 감소했다.

소상공인 중 사업장을 임차해 쓰는 경우는 80.5%로 조사됐다. 보증부 월세가 85.9%로 가장 많았고 무보증 월세가 6.4%, 전세가 2.2%였다. 보증부 월세의 경우 보증금 평균이 2138만원, 월세는 119만원이었다. 무보증 월세는 90만원이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등 재난 대응에 필요한 정책으로 보조금 지원(67.7%), 융자 확대(33.0%), 사회보험료 완화(21.4%) 등을 꼽았다. 정부가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유행으로 영업 제한 조치를 다시 시행하면서 소상공인에게 주기로 한 방역지원금은 전날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 신청 첫날 기준으로 소상공인 약 29만명에게 100만원씩 지급됐다.

전문가들은 생계가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정부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은 그동안 대출로 겨우 버텨왔는데, 내년에 소상공인 지원에 편성된 예산은 피해에 비해 너무 적다”며 “영국의 경우 자영업자 피해 금액의 80%를 지원했는데, 우리도 이 정도 규모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