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IT 기업 ‘트래픽 급증 대비’ 비상근무 돌입

입력 2021-12-29 04:05
KT 네트워크 담당 직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기지국에서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

통신사와 IT 기업들이 연말·연초 늘어나는 트래픽에 대비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인파가 몰리는 오프라인 행사는 줄었는데, 왜 비상근무를 할까. 오프라인 행사가 줄어든 대신 온라인 ‘비대면 트래픽’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지난 22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는 김재성 KT 마이스터가 기지국 점검에 한창이었다. 마이스터는 일정 경력 이상에 시험을 통과한 네트워크 기술전문가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다. 김 마이스터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신호·속도를 확인했다. 앱에는 기지국 인근의 신호 현황이 빨간색(원활한 상황)이라고 표시됐다.

네트워크를 점검하는 현장 직원에게는 다른 이의 휴일이 가장 바쁜 대목이다. 김 마이스터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는 트래픽이 적지만, 그래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명동 지역은 평소보다 10~1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새해 첫날 등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점검 횟수를 늘리고 집중 모니터링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특별소통 상황실’을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SK텔레콤과 ICT 패밀리사 전문 인력을 배치해 24시간 통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해맞이 명소 등 일시적으로 트래픽 집중이 예상되는 곳에 이동기지국을 설치하고, 주요 행사지역과 번화가 등 인파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LTE와 5G 기지국 용량을 증설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관제실 다원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곳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되더라도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 메신저의 메시지 전송량도 연말과 연초에 급증하는 만큼 IT기업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다음 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카카오톡과 라인 트래픽은 평소 대비 3배 가까이 뛴다. 카카오톡 운영진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상 대기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인은 신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따로 마련해 길게는 6개월 전부터 트래픽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1위 메신저인 만큼, 시차에 따라 트래픽 증가가 다른 시간대에서 발생한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