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카드 필요없는 이심 내년 본격 도입

입력 2021-12-29 04:07
SIM카드는 휴대전화에서 가입자를 식별하는 모듈이 있는 장치로 스마트폰 구동에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부터 스마트폰을 새로 개통할 때 별도 유심(USIM)카드가 필요없는 이심(eSIM)이 본격 도입된다.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등장한 SIM카드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eSIM은 USIM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USIM과 달리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통신사 프로파일을 내려받아 이용하는 방식이다.

IT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이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에 내년 9월까지 eSIM 전용 스마트폰 출시를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하는 아이폰에 나노 SIM카드와 eSIM을 함께 쓸 수 있는 ‘듀얼 SIM’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13의 경우 eSIM만으로 듀얼 심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요구는 장기적으로 SIM카드를 제거하고 eSIM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맥루머스는 빠르면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14부터 SIM카드 슬롯을 제외하고 eSIM만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SIM카드의 경우 가입자 식별을 위한 용도 외에 다른 기능이 없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대체할 수 있으면 굳이 물리적인 SIM카드를 계속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SIM+eSIM’ 형태의 ‘듀얼 SIM’이 자리를 잡았다. 한 스마트폰에 SIM카드가 2개 있으면 번호도 2개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1번 SIM카드 번호로 전화와 문자메시지 기능을 이용하고, 2번 SIM카드 번호로 데이터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업무용 등으로 2개의 전화번호가 필요한 사람을 중심으로 듀얼 SIM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도 내년에 eSIM 도입을 본격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9월 1일부터 이통3사·알뜰폰 eSIM을 도입하고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적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해외출시 모델에 eSIM을 포함시켰으나, 국내출시 모델에서 뺐다. 앞으로 국내출시 모델에도 eSIM을 탑재할 전망이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