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백신 3차 접종률과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결합되면서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위중증 환자·사망자가 아직 줄지 않은 데다가 오미크론 변이라는 변수도 남은 만큼 내주 이후 적용될 방역 조치 수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9~25일 한 주간 전국과 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전국은 5주, 수도권은 6주째 이 단계를 유지하게 됐다. 반면 비수도권 위험도는 전주 대비 한 계단 하락한 ‘높음’으로 평가됐다.
병상 여력 등 상당수 지표는 지난주 들어 꺾였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전주의 29.6%에서 30.6%로 소폭 개선됐고 위중증 환자 발생의 선행지표격인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도 25.5%까지 낮아졌다. 고령층 3차 접종률은 69.7%로 1주일 만에 15%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207명으로 20일 만에 4000명대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위중증 환자는 여전히 최다 수준이다. 이날 기준으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078명이었다. 신규 사망자도 55명 집계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일부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방역 당국은 이를 안정적인 환자 감소세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며 “재증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늦어도 오는 31일엔 내주부터 적용될 방역 조치의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주 상황을 주시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위중증·사망이 줄어들기까진 1~2주가량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도 크다. 이날 방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배양 시험에서 델타 변이 대비 20% 포인트가량 높은 양성률을 보였다. 똑같은 양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했다고 가정할 때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세포와 더 잘 결합·증식해 상대적으로 감염력도 강하다는 의미다.
오미크론이 지역사회에 넓고 빠르게 퍼진다면 확진자의 절대적 규모가 늘면서 위중증·사망자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는 전날보다 69명 늘어 누적 445명이 됐다. 해외유입을 뺀 신규 지역감염은 49명으로 지금껏 가장 많았다. 방역 당국은 호남과 강원도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10차 전파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추정 감염 장소는 음식점(33.3%)이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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