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다움’ 훼손 안돼… 당 가치 살려가는 쇄신돼야”

입력 2021-12-28 04: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을 열기 전 이낙연 전 대표를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이 후보는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역사적 소임을 위해 함께해 주시는 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에 본격 합류한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이 후보와의 첫 공동 행보에서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중도 외연 확장 행보에 쓴소리를 하면서 전통적 지지층의 표심을 붙잡아 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출범식에서 이 후보와 함께 비전위 공동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지난달 2일 선대위 출범식 이후 처음으로 선대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 후보와의 공동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쇄신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시대에 맞게 살려가는 쇄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이 자랑스러워하는 민주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전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공방이 끝없이 이어진다. 검증은 필요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할 것인지, 사회 양극화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등을 다듬고 국민께 알려야 한다”며 “비전위가 그 일을 도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쓴소리에 대해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결집을 공고히 다지는 당내 구심점 역할을 이 전 대표가 맡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현장을 돌며 산토끼 공략에 집중하는 사이 느슨해질 수 있는 집토끼 결속을 이 전 대표가 맡기로 역할 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는 수도권, 이 전 대표는 호남’처럼 지역 기준으로도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각자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 팀 승리로 이끄는 모습이 구현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이 전 대표가 선대위에 본격 합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원팀 선대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연일 내홍을 겪는 상황에서 민주당 선대위의 ‘통합’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 후보는 출범식에서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낼 시기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주당 DNA는 경쟁하되 단결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투톱 체제인 비전위 출범으로 ‘원팀 선대위’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남 표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선대위와 대비되는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며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