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밥그릇은 중국 곡식으로” 시진핑, 자급자족 식량안보 강조

입력 2021-12-28 04:0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둥잉시 황허 삼각주 농업첨단기술산업 시범구역을 시찰하던 중 밭에 들어가 대두의 작황을 살피는 모습. 신화통신 홈페이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인의 밥그릇은 중국 곡식으로 채워야 한다”며 자급자족 중심의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수입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대두와 식물성 기름을 더 많이 생산할 것을 지시했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5~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농촌공작회의에 앞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하고 농업, 농민, 농촌의 ‘3농’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나 중국인 손에 들려 있어야 하고 주로 중국의 곡식으로 채워야 하는 전략적인 문제”라며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집권 첫 해인 2013년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도 밥그릇 이야기를 하며 매년 식량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했었다.

시 주석은 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빈곤 퇴치를 통해 인민의 삶을 한층 끌어올리고 이를 농촌 진흥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며 “중국이 대규모 빈곤으로 회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올해 중국 중앙농촌공작회의의 키워드는 식량 안보와 빈곤 퇴치였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식량 생산량이 7년 연속 7억8000만t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14억 인구가 먹고 살기에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후 변화,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식량 생산이 불확실해지고 공급망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전략 차원에서 농업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대두와 식물성 기름을 더 많이 생산할 것을 주문했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대두는 1억t 이상, 식물성 기름은 983만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대두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는데 콩 재배 면적은 지난해 대비 약 15% 감소했다. 시 주석은 “원료나 농산품 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중대한 전략적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최근 몇 달간 국가 발전 전략의 하나로 식량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식량 안보에 대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시 주석은 한 해 경제 정책 기조를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관계 변화 속에서 중국은 농산물, 광물, 에너지 등 핵심 상품의 자급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기준선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