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먹는 알약 치료제 60만4000명분에 대해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백신 확보 경쟁에서 실패했었기에 먹는 치료제만큼은 같은 실책을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정부가 27일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치료제는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과 머크앤컴퍼니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이다. 정부는 이 중 팍스로비드에 대해 국내 긴급 사용승인을 결정했다.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사용이 가능해진다.
먹는 치료제는 기존 주사형과 달리 복용이 편리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어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된 사용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 환자로 이들이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화이자 경구용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세계 각국이 먹는 치료제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머크사 제품에 비해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된 화이자 치료제에 대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팍스로비드 1000만명분, 영국은 275만명분, 일본은 200만명분의 치료제를 확보했다. 우리가 계약한 36만2000명분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이 분량이 필요한 적기에 국내에 들어오는가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서둘러 백신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당국의 안이한 판단에 도입이 늦어졌다. 결과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초기에 도입됐고, 이를 주로 접종한 60~74세 고령층의 돌파 감염이 많아졌다. 정부는 백신 도입 정책의 실패를 거울삼아 치료제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좋은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해 적기에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설] 먹는 코로나 치료제 적기에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입력 2021-12-28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