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종차별과 싸운 큰 별 졌다” 전세계 교회 추모 물결

입력 2021-12-28 03:02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투쟁의 삶을 살았던 데스몬드 투투(사진) 대주교가 26일(현지시각) 별세하면서 세계 교회들의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투투 대주교의 일생은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대변된다. 이 공로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는 반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을 세계 교회와 함께 펼쳐나갔다. 이를 위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줄곧 협력했으며 WCC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WCC는 “투투 대주교는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했던 도덕적 투쟁의 핵심 지도자였다”며 “그의 사역은 남아공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졌다”고 기억했다. 이어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에도 정의를 위한 그의 헌신과 참여의 삶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그의 신앙은 만인을 포용했고 기독교의 책임이야말로 만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열정적으로 믿고 실천했던 사람”으로 평했다.

저스틴 웰비 영국 성공회 켄터베리 대주교도 “투투 대주교는 정의를 위해 일생 싸웠던 위대한 전사로 그의 삶으로 인해 세상이 달라졌다”며 “그는 예언자이자 성직자였으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았다”고 추모했다.

투투 대주교는 1931년 10월 7일 요하네스버그 서쪽 작은 마을인 클레르크스도르프에서 태어났다. 30세에 성공회 사제가 됐고 86년 대주교에 임명됐다.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과 함께 남아공 민주화와 흑인 자유 투쟁 운동의 양대 지도자로 불린다.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구호 아래 진실과화해위원회를 구성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인종 간 화해를 일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