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방송·미디어교회… 온라인 통한 ‘비대면 전도’ 개척

입력 2021-12-29 03:08
지난 16일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에서 만난 김학중 목사. 김 목사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영향력이 별로 없다는 걸 절감했다”며 “교회가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는 곳이라는 걸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산=신석현 기자

김학중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2년간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느낀 감정을 두 단어로 설명했다. 바로 ‘막막함’과 ‘발버둥’이었다. 지난 16일 꿈의교회에서 만난 그는 “처음엔 예배를 비대면으로 드려야 한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정말 막막하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존을 위해서는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겠구나.’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난생처음 유튜브 알고리즘을 배우게 됐어요. 젊은 사역자들에게 틈틈이 미디어 선교의 가능성을 물었고, 이들과 함께 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죠. 돌이켜보면 코로나는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기회 같기도 해요.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익힐 수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꿈의교회는 지난 2년간 미디어 사역 분야에서 전인미답의 성과를 거뒀다. 우선 소개할 수 있는 건 꿈의교회가 내보내는 24시간 스트리밍 방송이다. 지난 10월 3일부터 시작된 이 방송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런 실험을 벌인 곳은 꿈의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 이어 두 번째인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교 중심의 영상을 내보낸다면, 꿈의교회는 다양한 크리스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24시간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됐지만 반응은 상당하다. 동시 접속자가 2000명을 웃돌 때도 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뉴미디어라는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24시간 방송”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꿈의교회 콘텐츠만 내보내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능한 크리스천 유튜버들이 가세하기 시작했다”며 “꿈의교회 유튜브 계정이 크리스천 유튜버의 플랫폼이 돼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24시간 방송 외에도 코로나 이후 이 교회가 벌인 사역 가운데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한두 개가 아니다. 그 어떤 교회보다 선제적으로 코로나 시대에 대응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의교회는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던 지난해 2월 미디어팀을 만들었다. 미디어팀은 김 목사와 부목사 2명, 전도사 1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정기회의를 가졌다. 화요일이 아니더라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논의할 안건이 생기면 틈틈이 모여 미디어 사역 방안을 연구했다.

방송팀이 예배와 관련된 설교 영상 등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미디어팀은 다양한 기획물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유튜브 계정에 올라오는 댓글을 관리하면서 담임목사의 설교 영상을 가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꿈의교회가 지난해 12월 온라인에 개척한 ‘C2C 미디어교회’ 홈페이지 화면.

미디어팀이 내놓은 결과물 가운데 가장 눈여겨봄 직한 성과로는 ‘C2C 미디어교회’(이하 미디어교회)를 꼽을 수 있다. 미디어교회는 꿈의교회가 지난해 12월 온라인 공간에 개척한 독특한 교회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건물 없는, 경계 없는 교회’라고 소개돼 있다.

이 교회엔 꿈의교회 성도는 등록할 수 없는 데도 벌써 그 규모가 상당하다. 재적 인원이 1000명이 넘는다. 이날 꿈의교회에서는 미디어팀을 섬기면서 미디어교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서화식 목사와 이우대 목사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미디어교회는 아주 특별한 교회”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 교회가 갖는 독특한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엔 이렇게 새로운 형태의 교회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다양한 분들이 미디어교회의 문을 두드리더군요. 과거에 교회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외국으로 이민을 간 탓에 꿈의교회와 관계가 끊어진 분들도 이 교회에 등록하고 있어요. 미디어교회에 다니다가 신앙을 회복해 다시 지역에 있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분들도 제법 있어요.”(서 목사)

안산 꿈의교회 미디어팀에서 사역하는 민동선 전도사, 이우대 목사, 서화식 목사. 안산=신석현 기자
“꿈의교회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곳이어서 이 교회 자체적으로 전도 활동도 벌이고, 새 가족 교육도 하고, 성경공부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전화나 카카오톡 등을 활용해 온라인 심방도 하고, 필요한 경우 대면 심방을 하기도 해요.”(이 목사)

그렇다면 꿈의교회 미디어팀이 한국교회에 전할 수 있는 미디어 사역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서 목사는 “우리 역시도 영상 전문가가 아니어서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단 시작하라는 것”이라며 “촬영이나 편집 기술을 모르더라도 일단 미디어 사역을 시작한 뒤 부족한 부분을 유튜브 등을 통해 익혀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유튜브에 설교 영상만 올리지 말고 실시간으로 댓글을 통해 성도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온라인에서 어떤 형태의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지, 유튜브 알고리즘은 어떤 형태를 띠는지도 틈틈이 공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산=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