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확정 컨벤션 효과로 높았던 지지율 계속 하락 추세
최근에는 이재명에 역전당해
‘윤핵관’ 등 내부 권력투쟁에 당 대표까지 선거서 손 떼고
부인 등 가족 리스크는 확산
윤, 해결사이자 결정권자로서 정치력과 리더십 발휘 못하면
판세 다시 뒤집기 쉽지 않아
최근에는 이재명에 역전당해
‘윤핵관’ 등 내부 권력투쟁에 당 대표까지 선거서 손 떼고
부인 등 가족 리스크는 확산
윤, 해결사이자 결정권자로서 정치력과 리더십 발휘 못하면
판세 다시 뒤집기 쉽지 않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초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컨벤션 효과로 일부 여론 조사에선 오차 범위 밖 우세까지 보였던 윤 후보 지지율이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나마 밀리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이어졌다. 급기야 오차 범위 밖 열세를 보이는 여론조사까지 나오고 있다. 서던포스트가 CBS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를 실시간 결과, 내년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6%,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7.7%로 나타났다. 완전한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먼저 윤 후보 선거 캠프가 계속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치명적이었다. 컨벤션 효과를 이어가며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할 중요한 시점에 거꾸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경선 후 무려 한 달 동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선대위 영입 줄다리기를 하며 좋지 않은 모양새를 보여주는 등 소모전을 펼쳤다. 그사이 이준석 대표는 초유의 당무 거부 사태를 보여줬다. 이른바 ‘울산 회동’으로 극적으로 수습된 듯했지만 보여주기식 미완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이후 18일 만인 지난 22일 상임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던져버렸다. 대선을 3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제1야당 대표가 선거에서 손을 뗀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른바 ‘윤핵관’ 논란이 문제였지만, 마치 권력을 잡은 듯 오만에 빠져 벌어진 내부 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
경선 과정에서 최대 라이벌이었던 홍준표 의원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도 실책이다. 이 모든 것은 윤 후보의 정치력 부재 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과장 학력위조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다. 윤 후보의 장모는 통장 잔고 증명을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기까지 하는 등 가족 리스크가 확산됐다.
앞으로도 문제다. 부인 등 가족 리스크는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다. 김씨가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하고 나섰지만, 국민은 쉽게 수긍하지 않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원톱 선대위 운영 자체에 반기를 드는 당내 인사들이 여전히 적지 않아 내분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을 태세다. 여기에 이 대표는 요즘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윤 후보나 선대위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이 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으로 지목된 인사들 간 내부 총질이 이어져 콩가루 집안을 연상케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결정도 윤 후보에겐 좋지 않은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직접 구속시킨 ‘검사 윤석열’이 소환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 균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 상황은 기존 대선 판세가 완전히 바뀐 국면임에 틀림없다. 윤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사실상 줄곧 우위를 점해왔던 상황, 정권교체 여론에 힘입어 대세론으로까지 확장 가능성이 있었던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시 반전은 가능할까. 관건은 윤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일 것이다. 그동안 모든 문제의 원인은 윤 후보가 직접 나서지 않고 한발 물러서 있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검찰총장이었던 그가 대선 후보로까지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현안이 있을 때 결코 숨거나 미루지 않고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엉망이 돼버린 선대위 상황을 무조건 김 총괄선대책위원장의 그립에 맡겨서만 될 일은 아닐 듯싶다. 후보 본인이 강한 그립으로 직접 나서 해결사이자 결정권자로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가족 문제도 자꾸 발을 빼지 말고 사과할 건 즉각 명쾌하게 사과하고 해명할 건 해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대표도, 이 대표를 공격하는 윤핵관도, 국민도 윤 후보에게 그런 리더십을 기대할 게다.
대선이 불과 2개월여 남았다. 우물쭈물하면 지금의 대선 판세가 투표장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확실한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판세를 뒤집기 쉽지 않다.
오종석 논설위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