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음악 대세 여전… MZ세대 플랫폼 활기

입력 2021-12-28 03:01
올해 기독 문화계는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와 MZ세대 포용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의견이 나왔다. 크리스천 문화기자단 씨씨플러스(CC+)는 최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연말 결산 세미나를 열고 문화 사역자들과 함께 한 해를 정리했다.

올해 기독 문화계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했다. 사진은 위러브의 앨범 ‘입례’. 위러브 제공

기독 음악계는 올해도 현대기독교음악(CCM)보다 예배음악이 대세였다. 음원사이트에서는 위러브 마커스워십 제이어스 히즈윌 등 예배음악 앨범이 일 년 내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예배음악 역시 올해 나온 음반이 아니라 과거 명반들이 계속 순위에 오르는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음원사이트 멜론의 지난달 기독 음악 순위를 보면 10위권에 있는 앨범 중 올해 발매된 곡은 위러브의 ‘입례’와 ‘어둔 날 지나고’ 뿐이다.

박철순 워십빌더스 대표는 “예배음악이 하나님과 나 사이 수직적 관계를 노래한다면 CCM은 나의 신앙을 고백하는 수평적 음악이다. 예배음악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반면 CCM의 입지는 줄어든 것을 봤을 때, 성도 개개인의 영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분석했다.

영화 ‘사비나’. 커넥트 픽쳐스 제공

기독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유독 힘겨웠다. 정식으로 극장에 걸린 기독 영화는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나치 추종자를 용서한 유대인 이야기 ‘사비나’와 애니메이션 ‘십계’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기독 영화제 중 가장 큰 규모로 열리던 국제사랑영화제도 지난달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올해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와 영화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던 것에 비해 한국 기독 영화는 답보 상태인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강도영 빅퍼즐문화연구소장은 “그동안 한국 기독 영화의 형식은 다큐멘터리, 내용은 유명 목회자 재조명, 작품성보다는 교회 전도를 목표로 제작되는 측면도 있었다”면서 “기독 영화가 새로운 시도로 그 지평이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플랫폼 ‘교회친구 다모여’. 교회친구 다모여 제공

MZ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기독 문화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사역이 이뤄졌다. 지난해 양대 기독 SNS 플랫폼이었던 ‘기독교 다모여’와 ‘교회친구’가 합병해 태어난 ‘교회친구 다모여’는 14만명의 MZ세대와 함께 출판 전시 창업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은희승 교회친구 다모여 대표는 “MZ세대들은 의미와 상징을 중요시하며 개개인의 취향이 다양하게 세분돼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새로운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문화 아이템을 개발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