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씨는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이력과 수상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윤 후보의 대선 출마 이후 김씨가 공개석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일도 있었다”고 허위 이력 논란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면서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디 용서해 달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남편이 저 때문에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고 말했다. 또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모두 다 저의 탓 같다”면서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하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김씨는 사과문을 읽기 전후 두 차례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이 열린 이유와 관련해 “직접 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는 주변의 조언을 후보가 받아들여 부인 김씨와 상의한 이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힌 김씨 발언과 관련해 “공개행보를 자제하겠다는 취지”라며 “대통령 후보 배우자로서 공개석상에 나타나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나름대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씨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후보는 항상 공정과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강조해 왔다”고 답했다.
윤 후보 측은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국민대와 서울대 대학원 등 수료 이력과 수상 경력에 일부 부정확한 기재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이 지나고 3시간 뒤 당사에서 나와 “제 아내가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저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후보 배우자의 오늘 용기는 각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옹호했다. 반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이 안 된 기자회견”이라고 비난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