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5.5도까지 뚝 떨어지면서 12월 기온으로는 1980년 이후 41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한파는 28일 잠시 주춤했다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한파가 시작된 25일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3.3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튿날인 26일에는 영하 15.5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올겨울 가장 낮았을 뿐 아니라 12월 기준 1980년 12월 29일(영하 16.2도) 이후 41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아울러 강원 철원 임남면의 아침 기온도 영하 25.4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속초는 오전 영하 14.9도로, 1979년 이후 49년 만에 12월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부산도 최저기온이 영하 8.6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선 백사장이 바닷물로 하얗게 얼어붙기까지 했다.
대설 특보가 내린 제주에선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50분간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한라산 진달래밭에는 85.6㎝ 눈이 쌓였다. 제주도 산지의 대설 경보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금지됐다. 강원 동해안에는 성탄 전야부터 내린 폭설로 최고 55.9㎝의 눈이 쌓였다. 호남지역 곳곳에서도 대설주의보, 대설경보가 발령되는 등 많은 눈이 내렸다.
추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로 예상되고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은 영하 18도 아래로 떨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 한파가 지속하는 건 상공의 찬 공기가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정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만주 쪽에서 발달해 찬 공기를 굉장히 가득 안고 있는 절리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방향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추위는 28일 물러갔다가 오는 30일부터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보됐다. 31일에는 최저기온 서울 영하 10도, 춘천 영하 12도 등 강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일 기자, 제주=문정임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