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안 좋을 땐 소염진통제 사용 조심… 합병증 위험

입력 2021-12-27 21:08
게티이미지뱅크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s)’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술이나 치과에서 발치 후 통증 완화를 위해, 노인들은 무릎 관절 통증이 있을 때 흔히 사용한다. 최근엔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이 늘고 있다.

그런데 콩팥 기능이 안 좋은 사람은 이런 소염 진통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장학회는 최근 유튜브 채널(내신장이콩팥콩팥)을 통해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염 진통제의 부작용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27일 “소염 진통제는 몸에 염증이나 상처가 났을 때 생성되는 ‘콕스’라는 효소를 억제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하는데, 콩팥의 항상성 유지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콕스 효소가 억제되면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NSAIDs가 콕스를 차단하면 콩팥의 혈류를 방해해 소변 등 노폐물 여과와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독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콩팥 기능은 ‘사구체여과율’(1분간 노폐물을 걸러주는 혈액의 양)로 평가되는데, 정상인은 최소 60% 이상 유지된다. 한 교수는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NSAIDs에 대한 합병증 혹은 이상 반응이 증가하고 NSAIDs의 사용량과 사용 기간이 많을수록 합병증 위험도 상승한다”면서 “다른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사구체여과율 30% 이상일 경우 보통 5일까지는 사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5일 이상 쓰면 일반적으로 콩팥 기능 저하가 일어나는데 혈압이 오르며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부 혈압약과 같이 복용할 경우 합병증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뇨제와도 약물 궁합이 맞지 않는다. 이뇨제를 사용하면서 부기를 조절하는 사람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이뇨제 효과가 떨어져 부기가 더 증가할 수 있다. 이 밖에 칼슘 수치 상승이나 나트륨 수치 저하, 흔치 않지만 사구체신염에 의해 신증후군(단백뇨 증가하며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콩팥질환자는 진통제를 새로 처방받을 경우 NSAIDs 여부를 주치의에게 확인해야 한다.

서상헌 전남대병원 교수는 “관절 통증 완화 등을 위해 진통제가 꼭 필요하다면 타이레놀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비NSAIDs 계열 진통제 혹은 마약성 진통제(모르핀, 코데인, 트리톨 등)로 대체할 수 있다. 다만 마약성 진통제는 사용 전 의사와 상담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