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부른 포크 대부 양병집 별세

입력 2021-12-27 04:08

1970년대 ‘3대 저항 가수’로 꼽히던 포크의 대부 양병집(본명 양준집·사진)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26일 가요계에 따르면 양병집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음악의 꿈을 좇아 서라벌예대 음대 작곡과에 입학했으나 부친의 반대에 부딪혀 음악학도의 길을 접고 증권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입사 1년여 만인 1972년 한 포크 콘테스트에 동생 양경집의 이름으로 참가해 3위로 입상했다. 당시 양병집은 밥 딜런의 ‘돈트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 라잇’(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에 노랫말을 붙여 만든 대표곡 ‘역’(逆)을 불렀다.

양병집은 74년 1집 ‘넋두리’로 가요계에 본격 데뷔했다. 그의 노래는 현실을 비꼬는 풍자적인 가사로 유명했다. 미국 민요 ‘윕 포 제이미’(Weep For Jamie)를 개사한 ‘잃어버린 전설’과 ‘서울 하늘 1’ 등에서 현실을 비판해 독재 정권의 탄압을 받았다. 86년 가족과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가 99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5년 7집 ‘페이드 어웨이’(Fade Away)를 냈고 2013년 8집 ‘에고&로고스’(Ego&Logos)를 발표했다.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