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교육환경 개선… 취업 활성화·복지 향상으로 이어져

입력 2021-12-27 04:05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같은 교육환경 개선 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먼저 교육 복지의 영역이다. 직업계고는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가는 일반고보다 저소득층 등 교육 소외계층 비중이 높다. 일찍 사회로 나가 돈을 벌려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얘기다.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전문대에서 고등직업교육 과정을 거쳐 취업하려는 학생이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더 나은 교육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일은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복지 정책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충분히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해 놓으면 산업 재해를 줄일 수 있다. 평소 산업 현장과 동일한 생산 시스템을 학교에 구축해 놓으면 좋겠지만 막대한 비용과 공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가 추구하는 학교시설 복합화가 이에 대한 열쇠가 될 수 있다. 통상 학교시설 복합화라고 하면 도서관과 수영장 같은 시설을 학교와 지역 주민이 공유하는 걸로 생각한다. 이를 직업계고로 확장해 기업과 지자체, 학교가 협력해 고가의 기자재나 생산 시스템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응용 가능하다. 학생은 산업 현장에 익숙해질 수 있고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의 재교육장으로 활용 가능하며 기업 입장에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실무 역량을 끌어올려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직업계고는 최근 취업에 고전하고 있다. 올해 직업계고 취업률은 55.4%로 지난해보다 4.7%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취업자 수는 2만2583명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2355명 감소했다. 취업률이 증가한 것은 직업계고 졸업생 감소에 따른 착시 현상인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적지 않은 ‘미취업자’ 규모다. 졸업 후 공공데이터베이스에 드러나는 곳에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학이나 군대에 가지 않은 학생이다. 공식 통계에서 사라진 인원이다. 이 인원은 지난해 2만4920명, 올해 1만8211명에 달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