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맞물린 코로나19 확산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둔 세계 각국이 각종 행사와 항공편 운항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항공편 운항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웹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취소된 항공편이 전 세계적으로 1600건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오미크론 사례 급증으로 크리스마스 이브 항공편이 막판에 취소됐다”며 “목요일(23일)에 수천 명의 여행 예정자가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날 공항 수십 곳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편을 최소 150건 취소했다. 크리스마스인 다음날 이륙 예정이던 44편도 추가로 취소했다. 델타, 젯블루, 얼리전트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시드니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 공항에서도 수십 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호주는 오미크론 지역 확산과 함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대유행 시작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 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신규 확진자의 70%를 넘겼다. 신문은 “17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매일 미국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2주 동안 38%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전날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오미크론 확산세를 고려해 타임스스퀘어 신년 전야 행사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뉴욕주에서는 팬데믹 이래 가장 많은 3만9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뉴욕시는 행사 참석자 간 거리를 두기 위해 평소 5만8000명이던 지정 관람구역 입장객 수를 1만5000명으로 줄였다. 입장 가능 시간은 오후 3시로 예년보다 늦췄다.
태국 방콕도 새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고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오미크론 확산을 비롯해 새해 관련 이벤트를 취소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감안했다고 방콕시는 설명했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코로나19 부스터샷(3차 백신 접종)이 변이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증상을 막는 효과가 10주 안에 15~25%포인트 감소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3일 공개했다. 이는 델타 감염 시보다 빠르다는 게 보건청 설명이다.
중증질환 예방 효과는 델타에 감염됐을 때보다 높을 것으로 판단됐다. 보건청은 “(부스터샷의) 오미크론 중증질환 예방 효과를 추정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며 “이전 변이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보면 증상성 질병에 대한 추정치보다 상당히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