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다… 카메라 대체할까

입력 2021-12-26 19:07

안테나가 자동차의 ‘귀’라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다. 카메라는 렌즈로 주변 물체를 식별한다.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해 거리, 속도를 측정한다. 라이다는 ‘라이트(Light)’와 ‘레이더(Radar)’의 합성어다. 전파 대신 빛을 쏘기 때문에 레이더가 못 보는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자율주행 정확도만 놓고 보면 라이다가 가장 앞선 기술이지만, 비용이 문제다. 라이다 1대의 가격은 5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 초반에 이른다. 카메라는 대당 5만∼10만원 수준이다.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하는 이유도 비용에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방 레이더와 초음파, 카메라 개발로 라이다가 수행하는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동차는 안전도 중요하다. 업계에선 이런 특성 때문에 카메라 만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대표적인 라이다 생산업체 루미나의 창업주 오스틴 러셀은 “라이다가 아닌 다른 기술을 이용해도 자율주행차는 99%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나머지 1%”라고 꼬집었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 앤드 마케츠는 전 세계 라이다 시장이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2667억원)에서 2025년 28억 달러(약 3조2242억원)까지 성장한다고 추산한다. 국내에선 서울로보틱스, 에스오에스랩, 소네트 등 스타트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라이다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사내 라이다 전문개발 스타트업 ‘오토엘’을 독립시키고, 자율주행용 고해상도 라이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8월 공개한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에 라이다를 장착했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