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국내서도 내주 승인날 듯… 추가 구매도 협상중

입력 2021-12-24 04:02
제약사 화이자 연구원이 지난 10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 알약인 팍스로비드를 핀셋으로 집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팍스로비드의 가정 내 사용을 최초로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코로나19 대응의 전환점이 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국내에선 다음 주까지 경구용 치료제 긴급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A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국내에서도 다음 주 중 긴급사용승인을 얻어낼 전망이다. 국산 백신 선구매 계약도 임박한 만큼 내년엔 치료제·백신 양면에서 코로나19에 맞설 무기가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옥수 중앙방역대책본부 자원지원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을 올해 말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사전 준비를 시작한 식약처는 전날 질병관리청 요청으로 본격적인 긴급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추가적인 물량 확보를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앞서 체결했던 7만명분을 포함해 팍스로비드 16만2000명분의 구매 실무협의를 마쳤다. 영국에서 승인을 받은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도 이미 계약했다. 김 팀장은 “국내의 방역 상황을 감안해 (기존에 확보했거나 확보 예정이던 40만4000명분 외에) 추가 구매도 제약사와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도입 물량과 시기 등은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 일정에 맞춰 공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는 팍스로비드가 현장에 도입된다면 재택치료에 특히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맥주사 형식의 기존 항체치료제에 비해 알약 형태로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투약 대상으론 경증·중등증의 고위험군 환자들이 꼽힌다.

국산 백신 구매 계약도 내주 안에 체결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이날 열린 12차 회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을 연내 최대 1000만회분 선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이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지난 8월 승인받은 데다가 지난달엔 2상 중간결과까지 발표하면서 선구매 전제조건을 충족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국산 백신 선구매에 1920억원을 할애했다. 각종 임상 지원, 실험 시설·장비 구축 등을 더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지원 예산’은 총 5457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본예산으로 편성됐던 2627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양해질 선택지와 별개로 현 유행을 꺾기 위해선 3차 접종률 제고가 급선무다. 이날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3차 접종률은 64.9%로 집계됐다. 46.4%였던 1주일 전에 비해 18.5% 올랐다. 최근 접종 속도가 가파르게 오르곤 있지만 2차 접종 고령자 전원을 연내에 3차까지 맞힌다는 방역 당국의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하다. 60세 이상 2차 접종률은 이날 기준 92.8%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