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 ‘무단이탈’ 부인… IBK “명예훼손” 강력 대응

입력 2021-12-24 04:08

‘팀 이탈’ 논란 끝에 계약 해지된 IBK기업은행의 전 주장 조송화(사진)가 ‘무단이탈 및 항명설’ 논란을 직접 부인했다. 변호인을 통해 감독과 불화는 없었고 구단이 언론접촉을 막았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그간 드러난 갈등 정황은 일절 언급하지 않아 논란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구단은 조송화가 무단이탈을 했다고 판단한다”며 “조송화 측이 계약해지 효력과 관련해 법적 분쟁을 제기하면 구단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구단이 언론접촉을 막았다’는 주장에는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구단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언론 접촉 시 계약해지 사유’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이 주장에는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조송화 측 법률대리인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조송화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처음 직접 입을 열어 무단이탈과 항명설을 부인했다. 그는 “선수가 어떻게 감독님(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생각도 안 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법률대리인 조인선 법무법인YK 변호사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감독과 불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남원 전 감독, 김사니 전 코치의 과거 발언에 비춰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서 전 감독은 앞서 “조송화가 내 말에 대답을 안 해서 김사니 코치에게 ‘말 좀 시켜보라’ 했다”며 “그 과정에서 ‘감독 말에도 대답 안 해, 코치 말에도 대답 안 해, 뭐 이런 X같은 경우가 다 있어’라고 했다”고 한 바 있다.

조송화와 함께 무단이탈 논란에 휩싸인 김 전 코치마저도 서 전 감독과 조송화의 갈등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조송화와 서남원 감독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며 “조송화가 감독님 지시를 100% 이행 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송화 측은 이 같은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한 배구인은 “불리한 건 하나도 얘기를 안 하고 빠져나갈 구멍만 찾는다”고 비판했다.

조송화 측은 24일까지 구단의 입장변화가 없으면 계약해지와 자유신분선수 공시 등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앞서 조송화와 계약해지를 발표했고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17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했다. 오는 28일까지 팀을 찾지 못하면 이번 시즌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는 ‘소통하고 싶다’고 할 뿐, 보도자료나 언론을 통해서만 (계약해지 재검토 및 복귀 의사를) 말하는 상황”이라며 “법률대리인이라는 확인 서류나 논의 내용 등을 서면으로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은 조송화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 실업팀으로 가기도 쉽지 않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배구팬들이 눈에 불을 켜고 조송화의 다음 행보를 지켜본다”며 “실업팀들도 지역 이름을 걸고 뛰는데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팬들은 조송화의 입장표명에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송화에게 관심을 주고 싶지 않다” “이젠 조송화에게 관심이 안 간다” “왜 경기 전날 저런 인터뷰를 하냐” “구단이 복귀하라고 할 땐 왜 안 왔냐” 등 비판글이 올라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