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그늘… ‘한탕 대박’에 꽂힌 MZ세대

입력 2021-12-24 04:06

MZ세대(20·30세대)는 부모세대(50·60세대)에 비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자산 투자 선호율과 조기 은퇴 희망률은 부모세대보다 배 이상 높았다.

23일 보험연구원의 ‘MZ세대의 은퇴저축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자산 형성 과정에서 부모세대에 비해 주식, 채권 등 위험자산에 대한 직접투자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은퇴 후 주 소득원 3가지를 뽑으라는 질문에 두 세대 모두 국민연금과 예·적금을 1·2위로 지목했다. 하지만 3위 소득원으로 부모세대는 퇴직연금(8.5%)을 지목한 반면, MZ세대는 주식·채권 직접투자(13.2%)에 표를 줬다. 실제 올 1분기 암호화폐 거래에 뛰어든 투자자 3명 중 2명은 MZ세대였다.

MZ세대는 은퇴 후 삶에 고민하기보다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현재의 수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퇴 후 삶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20·30세대의 26.2%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MZ세대가 희망하는 삶이 ‘파이어족’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한탕’을 땡겨 평생 여유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 이른 나이에 조기은퇴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세태 변화의 원인으로는 부모세대에 비해 극단적으로 떨어진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꼽힌다. 1970년 22.8%, 1980년 18.6%였던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2010년 3.19%, 2020년 1.05%로 수직 하락했다. 과거와 달리 성실하게 목돈을 모아 저축을 해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젊은 층이 고위험 투자시장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