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한국교회는 성탄절 의미를 잊지 않았다. 헌혈과 마스크 쌀 나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약자와 이웃에게 위로와 사랑을 건넸다.
대한민국피로회복운동본부는 23일 경기도 성남시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에서 ‘대한민국 피로회복 포키즈(For kids)-성탄에서 부활까지’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는 최성은, 유기성(선한목자교회), 김승욱(할렐루야교회) 목사와 황유성 한마음혈액원장, 서석원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이날 운동본부는 한마음혈액원에 3697장의 헌혈증도 기증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탄절부터 올해 부활절까지 진행한 피로회복 캠페인엔 1만5657명이 헌혈에 참여해 1만1930명이 헌혈을 완료했다. 교회 연합체인 ‘사귐과섬김’ 소속 15개 교회, 성남 지역 6개 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소속 18개 교회와 월드비전 기아대책 컴패션 등 18개 NGO가 함께했다. 개별 신청한 10개 교회와 용인 덕영고등학교도 참여했다.
올해는 한마음혈액원과 협력해 헌혈한 사람들이 기념품 대신 4000~8000원의 기부권을 내도록 했다. 기부금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소아암 환아들의 수술비를 지원한다. 개인 사정으로 교회 헌혈 캠페인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수도권에 있는 한마음혈액원 헌혈카페에서 헌혈해도 된다. ‘피로회복에 참여한다’고 말하면 기부권이 자동으로 기부된다.
운동본부는 강화된 방역 조치로 교회들이 위축돼 있지만 캠페인 참여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목사는 “교회와 성도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사랑을 전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많은 교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내년 부활주일까지 많이 동참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한목자교회는 발대식에 앞서 지난 19일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21일엔 수원중앙침례교회 수정교회 월드베스트프렌드 비비테크 등 11개 교회와 기업이 경기도 화성의 비비테크 본사에서 방역마스크 175만장을 기침에 기증했다. 마스크는 국내외 사회복지시설과 복지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기침 총회장은 “성탄절을 앞두고 사랑과 헌신의 마음을 담아 전달한 마스크가 뜻깊은 곳에 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성탄절 지역 섬김으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후암동 교동협의회 소속 9개 교회도 지난 12일 연합 성탄예배를 비대면으로 드렸고, 15일에는 후암동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10㎏ 쌀 600포대를 나눴다. 20년 넘게 진행된 예배와 나눔이다.
9개 교회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부터 ‘성탄절을 맞아 교회가 있는 곳엔 적어도 밥 굶는 이는 없게 하자’는 취지로 뜻을 모았다. 금성교회(나필성 목사) 남산중앙교회(유수인 목사) 산정현교회(김호민 목사) 숭덕교회(전종우 목사) 영주교회(이상엽 목사) 중앙루터교회(최주훈 목사) 후암교회(박승남 목사) 후암백합교회(김선인 목사) 후암제일교회(김내선 목사)가 주인공이다. 교동협의회장 김호민 목사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루터교 등 신앙의 전통은 조금 다르지만, 지역을 섬기는 뜻은 하나”라고 말했다.
성남=서윤경 기자, 우성규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