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에도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의 연탄 나눔은 계속된다. 연탄은행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연탄 사용 가구 40곳에 8000장의 연탄을 배달한다. 정릉동 200여 가구에는 여전히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연탄이 없으면 겨울에 난방을 할 수 없다. 고지대여서 연탄 가격이 장당 200원 정도 비싼 데다 적지 않은 가정이 필요한 만큼 연탄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기복 목사는 2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점점 소외되는 에너지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여명의 봉사자들이 성탄 전날 연탄 배달에 나선다”며 “봉사자들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14일이 지난 이들로 선발했고 거리두기를 하며 안전하게 봉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탄은행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34만6517장의 연탄을 8319가정에 전달했다. 하지만 내년 3월까지 250만장을 전달한다는 목표에 대비해 53.9% 수준에 그치고 있다.
허 목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며 “코로나19로 연탄 후원과 봉사자까지 모두 줄어 걱정이 크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봉사자들도 관심을 요청했다. 이철호(48)씨는 “평소 연탄 봉사에 참여한 연예인의 SNS를 보면서 기회가 되면 꼭 연탄 봉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을 앞두고 연탄 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도움의 손길이 없으면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이웃에 온정을 전하는 일에 더 많은 분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연탄나눔 현장에는 프레시코드(대표 정유석)와 키쏘커피(대표 김장훈)가 봉사자를 위한 간식과 커피를 준비해 방문한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봉사자들에게 간식과 커피를 전하며 격려할 예정이다.
정릉동 주민 안금옥(77) 할머니는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성탄절마다 연탄은행이 잊지 않고 연탄과 생필품이 담긴 선물을 전해 주고 있어 해마다 이맘때가 기다려진다”며 “아무도 찾지 않아 늘 외로운 우리에게 주시는 큰 사랑이 항상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노원구 백사마을에 있는 ‘연탄교회’에서도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크리스마스 행사를 연다. 연탄은행은 주민 31명에게 떡과 방역 마스크, 김치, 비누 등 생필품을 전달한다. 선물은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엔젤트리가 후원했다.
연탄은행은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3일을 책임집시다’를 주제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1명의 후원자가 각 가정에서 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탄 20장을 책임지고 후원하자는 의미로, 사랑의 연탄 250만장을 나누는 게 목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