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산타랠리 올까

입력 2021-12-24 04:10

주식시장에서 해마다 특정 기간에 주가 흐름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현상을 ‘캘린더 효과’라고 한다. 그중 강세장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1월 효과’ ‘서머랠리’ ‘산타랠리’ 등을 들 수 있다. 1월 효과는 새해 낙관적 전망으로 투자심리가 고조돼 뚜렷한 호재 없이도 1월의 주가가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에서 흔한 현상인 서머랠리는 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인 6∼7월에 펀드매니저들이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매집해 급등장을 연출하면서 나타난다. 산타랠리는 연말 소비 증가로 기업 매출이 늘 거라는 기대감에 크리스마스 전후에서 연초까지 증시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지금 개미(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산타랠리 가능성이다. 산타랠리 기간은 통상 연말장 종료(30일) 5거래일 전부터 이듬해 2거래일(1월 4일)까지다. 고로 우리 증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24일)부터의 장세 흐름이 중요하다. 다행히도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가 21, 22일 이틀째 반등한 건 긍정적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상태라 산타가 미국에만 가는 것 아니냐는 농담조 얘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개미들은 산타랠리가 화려하게 펼쳐진 작년 12월을 기억하면서 그게 재현되길 희망한다. 당시 12월 한 달간 코스피 상승률은 전월 말 대비 11%로, 22년 만에 연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산타랠리에 대해 비관적이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작년 상황과 달리 현재는 코로나19 재확산, 내년 금리 추가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이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개미들이 위험 관리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그렇지만 증시 방향은 그 어느 누구도 정확히 맞출 순 없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일 뿐이다. 산타랠리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산타가 작은 선물이라도 줄지 누가 알겠는가. 어찌 됐든 고군분투하는 개미들이여, 연말장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부디 잘하기를.

박정태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