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배 빠른 차세대 초절전 SSD 개발… 삼성전자 또 초격차 과시

입력 2021-12-24 04:03

삼성전자가 차세대 규격인 PCIe 5.0 기반의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SSD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SSD PM1743(사진)을 개발하고 고성능 서버 SSD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PM1743에 6세대 V낸드와 자체 개발한 PCIe 5.0 컨트롤러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PM1743의 연속읽기 속도는 PCIe 4.0 기반 제품보다 약 1.9배, 임의읽기 속도는 약 1.7배 향상됐다. PCIe 5.0은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으로 처리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서버 등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PM1743은 전력 효율이 30% 가량 개선된 친환경 제품이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판매된 과거 모델(PM1733)을 전부 PM1743으로 교체하면 최대 8822MWh를 절감할 수 있다. 올해 10월 우리나라 전체 수력발전 생산전력(6523MWh)보다 많은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이어 삼성전자의 차세대 SSD 공개로 기술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업계 3위 키옥시아는 지난 9월에 삼성전자보다 먼저 PCIe 5.0 규격의 시제품을 선보이며 방아쇠를 당겼다. 인텔 12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엘더레이크’와 내년 상반기 선보일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에 PCIe 5.0이 적용되면서 관련 제품 채택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SD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41.2%로 1위다. 인텔(11.6%), 웨스턴디지털(11.6%), 키옥시아(9.8%), SK하이닉스(9%)가 뒤를 잇는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20.6%로 단숨에 2위에 오르게 된다. SSD는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저장장치다.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고스란히 SSD 경쟁력으로 옮겨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34.5%), 키옥시아(19.3%), SK하이닉스(13.5%), 웨스턴디지털(13.2%), 마이크론(10.4%), 인텔(5.9%) 순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SSD 점유율이 낸드플래시보다 더 높다. 인텔은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6위지만, SSD에서 2위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SSD사업부까지 인수하는 만큼, 낸드플래시와 SSD에서 점유율 동반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