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감독 “원팀 만들어 조직력으로 승부”

입력 2021-12-25 04:08
사진=윤성호 기자

‘울보 주장’이 돌아왔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 파라 아이스하키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뒤 해단식에서 눈물을 흘려 큰 감동을 안겼던 한민수(52·사진) 선수가 지난 4월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부임 이후 2개월 만에 대표팀을 세계선수권대회 4위에 올려놓으며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저의 목표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이뤄내지 못한 결승 진출입니다.”

한 감독은 21일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베이징 대회에 대한 각오를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앞선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만큼 한 단계 더 위를 노려보겠다는 뜻이다. 그는 “은퇴 직전까지 선수들과 함께 링크를 누볐다”며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라 아이스하키가 한국에 도입된 이후 1세대로 활동한 한 감독은 평창 패럴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한 감독은 오래전부터 지도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선수 시절에 일반 아이스하키 지도자 자격증과 비장애인을 위한 체육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은퇴 후에는 미국 등에서 코칭 연수를 받으며 지도자가 되기 위한 길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결국 그는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에 지원해 장애인 선수로는 처음 지휘봉을 잡게 됐다.

한 감독은 부임 이후 팀 전술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 그는 “팀 내에 20~50대의 다양한 연령대 선수가 있고, 장애 유형도 다르다”며 “대표팀 동료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코치들과 함께 맞춤형 전술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의 방에는 전술을 그린 A4용지들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다. 한 감독은 팀의 강점으로 꼽히는 조직력을 더 강화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하키는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동료끼리 잘 소통하는 ‘원팀’(One Team)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대회를 앞두고 걱정되는 부분이 없냐고 하자 바로 ‘부상’을 언급했다. 골리 두 명이 어깨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 감독은 “선수층이 얇은 대표팀 입장에선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타격이 크다”고 했다.

남은 기간엔 선수들의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 감독은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이 80% 정도 올라온 상태”라며 “코로나 여파로 대회 전까지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갖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여러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했다.

강릉=허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