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李, 즉각 특검 지시해야” 이재명 “특검 수사 尹 의혹 포함”

입력 2021-12-23 04:04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장동 의혹 관련자 2명이 잇따라 숨진 것을 거론하며 “도대체 대장동 몸통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또 다른 ‘키맨’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1일 숨진 채 발견되자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국민의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지금 즉시 민주당에 특검 실시를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도 특검 문제와 관련해 “빨리해서 확실하게 전모를 밝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 방식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특검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정부에선 비리만 터지면 왜 관련자가 죽어 나가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대장동 몸통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몸통’의 실체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는 말로만 특검을 하겠다고 거짓말하고, 민주당은 시간을 끄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자들의 연이은 죽음에도 이 후보는 사과 한번 없이 빈정거리거나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죽음의 행렬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SBS 방송에 나와 김 처장의 사망과 관련해 “수사 과정이 연원이 돼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 관련) 업무 파악을 가장 잘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미 의심은 다 받고 있는데, 저는 의심을 걷어내야 할 입장”이라며 당 지도부에 특검 협의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장동 얘기를 들을 때마다 답답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정말 이런 표현을 하면 좀 그런데, 미치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특검 수사 범위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관련 의혹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부정대출이 발생했을 때 조사를 했으면서도 빼놨다는 의심도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특검과 관련한 여야 논의는 시작도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상설특검법을 활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별도 특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당은 이날 오후 특검 도입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 등을 놓고 의견차만 확인했다.

손재호 정현수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