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부품 공급사들이 필요한 원자재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급망은 제품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최근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GM은 전기차 소재 확보를 위해 이달에만 소재 업체와 2건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엔 포스코케미칼과 합작회사를 세워 북미 지역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합작사는 2024년부터 양극재를 생산해 배터리 제조사인 얼티엄셀즈에 공급할 계획이다. GM은 지난 9일 미국 희토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채굴된 희토류, 합금, 전기차 모터용 자석완성품 등을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더그 파크스 GM 부사장은 “원자재, 배터리 제조, 재활용 등을 모두 아우르는 북미 지역의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도 지난 8일 벨기에 소재회사 유미코어와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2025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2030년 전기차 220만대를 생산하는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도 공급망 확보에 분주하다. 친환경차 부품 공급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멕시코에 구동 모터코아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모터코아는 모터에서 전기를 만드는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모터코아 소재인 전기 강판에 대한 미국의 수입 제한 조치를 피하고 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부품 공급사들이 소재 물량 확보에 나선 이유는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수급하고 원가를 낮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비중은 40%에 달한다. 이 중 약 44%에 이르는 소재 가격이 급등세다.
2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양극재 원료인 코발트 가격은 1t에 6만9000달러(약 8190만원)로 지난해 평균가보다 119% 상승했다. 리튬 가격은 ㎏당 190.5위안(약 3만5400원)으로 지난해 평균가 대비 410% 올랐다. 니켈은 지난해 평균 가격보다 47% 올라 t당 약 2만305달러(약 377만4293원)에 거래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필수 자원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 미·중 분쟁 등 정치적 이슈도 공급망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