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했던 배틀그라운드, 선수들 심박수까지 공개

입력 2021-12-24 08:01

수십억원의 상금을 놓고 인천 영종도에서 한 달 동안 펼쳐진 국산 온라인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PUBG 글로벌 챔피언십 2021(PGC 2021)’이 지난 19일 중국 프로게임단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대회에서 우승한 중국의 ‘뉴해피’는 17억원짜리 ‘돈방석’에 앉았다. 애초 크래프톤이 PGC 2021에 내건 상금은 200만 달러였으나, 게임 이용자들이 상금을 보태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으로 241만 달러(약 28억원)가 보태져 총상금이 441만 달러(약 52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배틀그라운드는 가상의 온라인 섬에서 16개 팀이 실력을 겨뤄 가장 오래 살아남는 팀이 우승하는 생존 서바이벌 게임이다. PGC 2021은 올해 배틀그라운드 프로 대회를 결산하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한국은 물론 동남아와 유럽, 북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 세계 32개 팀이 게임 챔피언 자리를 놓고 한 달간 대결을 펼쳤다. 참가팀 중 상위 16개 팀은 승자조에서 상금 사냥에 열을 올렸고, 하위 16개 팀은 패자조에서 탈락을 피하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100명 넘는 인원이 참가한 만큼 종목사 크래프톤은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0월 해외에서 입국한 선수와 팀 관계자를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실행했다. 대회 기간에는 매일 경기장을 방역하고 정기적으로 PCR 검사를 진행했다. 경기장 내에는 전문 의료진이 상주했다.

크래프톤은 이번 대회에 새로운 재미 요소를 집어넣었다. 경기 막판 160까지 치솟는 선수들의 심박수 변화를 실시간으로 공개, 수십억원이 내걸린 게임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게 유도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알고리즘을 통해 팀들의 승리 확률을 분석해 송출하기도 했다. 경기 막바지 승부처에서 실시간으로 바뀌는 팀들의 우승 확률을 지켜보는 건 팬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크래프톤은 내년에 두 차례의 권역별 대회와 글로벌 대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4월과 9월에는 ‘PUBG 콘티넨털 시리즈(PCS)’를 연다. PCS는 아시아, 동남아, 유럽, 북미에서 각각 진행되는 권역별·비대면 대회다. 별도의 오프라인 행사 없이 팀들이 각자 숙소에서 온라인으로 게임에 접속,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다.

내년 6월에는 국가대항전 ‘PUBG 네이션스 컵(PNC)’을 2년 만에 개최한다. 클럽대항전 성격을 띠는 다른 대회들과 달리, PNC는 국가별로 대표를 선발해 선수들이 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렸던 2019년 대회에선 러시아가 한국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1월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PGC를 열 계획이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지난 19일 PGC 2021 결승전이 열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플라자를 방문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출범한 지 약 3년이 지났지만, 2018년 당시의 열정과 마음가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스스로가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